프로토타이핑 툴 카카오 오븐 체험기

프로토타이핑 툴 카카오 오븐 체험기

Summary:

프로토타이핑 툴 카카오 오븐에 관한 내용입니다.


쉬운 게 없다

조그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작은 모바일 웹서비스 제작 프로젝트라 기획, 개발, 디자인 다 내 힘으로 해볼까 싶었다. 미리 말하지만 이건 말 같지도 않은 자신감이다. 구상 단계에서 아무리 작다고 생각해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작은 게 작은 게 아님을 알게 된다. 노트에 끄적일 땐 ‘뭐 이거 이렇게 만들고 이렇게 저렇게 꾸미면 금방 만들겠는데?’ 싶지만 그걸 하나씩 설계하다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러나 싶은 순간이 온다.

어디서 파이썬이 제일 쉽다는 걸 듣고 와서는 파이썬 공부를 시작했다(는 벌써 1년 반 전). 파이썬을 독학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스택오버플로우, 컴공과 친구, 구글신, 네이버블로그에게 물어보고 파이콘 발표자료랑 슬라이드쉐어에 떠돌아다니는 파이썬 강의자료를 보며 코드를 익혔다. 그렇게 삽질하다 3일 전 일요일에 깨달았다.

‘이 속도로 배우다가는 서른 살 쯤에나 파이썬으로 웹을 만들 수 있겠구나.’

역시 팀플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왜 사람들이 팀플이 구리다 하면서도 붙잡고 있는지 알겠다. 내가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가 되기 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 스스로, 혼자 결과물을 내는 건 불가능하다. 사실 몇 살이 돼야 그런 전문가가 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큰 깨달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일단 제대로 된 기획안부터 내고 개발자를 찾아다니기로 했다.


AXURE로 극한작업

기획이 구체화되다 보니 서비스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대학생용 AXURE 계정도 얻었겠다, AXURE로 간단하게 시제품을 만들면 멋질 것 같았다. 뭣도 모를 땐 일단 비싼 도구가 좋아보이니까. 미술 입문자가 제대로 장비를 갖춘다면서 전문가용 미술붓을 사고, 디자인을 하겠다면서 선도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수준에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을 깔고 타블렛을 사고 보는 그런 심리였다.

그래서 더뎠다. 액슈어는 나에게 과했다. 그저께 하루종일 노트에 그린 모바일 화면을 AXURE에 옮기는데 뇌가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이걸 클릭하면 아래 내용이 살짝 밑으로 내려가면서 새로운 내용이 중간에 끼어들어들었으면 좋겠는데 이 효과를 찾느라 4시간을 쏟았다. (결국 못찾았다.) 네모박스 디자인을 예쁘게 하려고 한 시간을 고민했다. (결국 디자인은 건드리지 않기로 타협했다.)

프로토타이핑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았다. 간단하게 짧은 시간동안 프로젝트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건데 차라리 노트 보고 html로 바로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다. 액슈어의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게 컸다. 9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20% 정도 완성했다.

작업 중 일부


오븐 발견

머리를 좀 식히려고 포켓에 저장해둔 글을 읽다가 오븐을 발견했다. UX디자이너이자 브런치 작가인 흔디님의 카카오 사용자 인터뷰 후기를 읽는데 브런치팀이 카카오 오븐으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흔디님께 보여줬다고 했다. 오! 뭔가 간단해 보인다. 바로 카카오 오븐에 접속해서 계정을 만들었다. 계정 생성은 어렵지 않다. 입력 정보도 적고 메일 인증을 하면 추가결제 없이 스탠다드 계정으로 즉시 업그레이드된다.

프로젝트 생성도 계정 만들기만큼 쉽다. 새로운 프로젝트 만들기를 클릭하여 프로젝트명과 설명, 기본 화면사이즈 등을 설정한다. 여기서 잠깐! 기본 화면사이즈를 오븐에서 정해주는 게 나에겐 신세계였다. 액슈어는 기본 화면사이즈 설정이 없다. (혹은 찾지 못했다.) 프로젝트를 생성하면 아무런 페이지 구분 없이 좌우 줄자 눈금에만 의지하여 스스로 화면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 오븐은 그러한 불편함 없이 바로 모바일 화면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었다. 감동이다. 이것도 고객 경험인가?

참고: 모바일 웹 화면사이즈 고민글


비교. Axure의 초기화면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간단하게 이것 저것 눌러봤다.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프로토타입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는 칸이 없는 것 같아서 그것 하나 단점으로 꼽을 만하지만 기획서야 따로 문서로 작성하면 되는 거고 오븐에 메모 삽입 기능이 있으니 큰 결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초보자에겐 오븐이 최고다. 액슈어는 내가 조금 더 숙련된 다음 다시 도전해야겠다.


Hy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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