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기업들의 회원가입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이커머스 기업들의 회원가입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Summary:

이커머스 서비스는 각자 독특한 회원가입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용자 입장에 있던 나는 회원가입 방식이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뭔가를 기획하고 만들어내기 위한 생각을 하다 보니 회원가입 방식이 서비스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의 회원가입 정책은 어떻게 다르고 비슷할까. 오늘은 지마켓과 네이버쇼핑을 대상으로 했다.

지마켓

지마켓의 회원가입 프로세스

  1. 홈페이지 접속
  2. ‘회원가입’ 클릭
  3. 개인 구매회원 ‘가입하기’ 클릭
  4. 약관동의 체크
  5. 회원정보 입력 - 필수 입력정보: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휴대폰번호, 이메일주소
  6. 가입완료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회원가입 버튼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우측 상단에 있었는데 다른 버튼들보다 돋보이게 한다거나 강조하진 않았고 로그인, 마이쇼핑, 장바구니 등 상품주문 전후 개인용 서비스들을 함께 모아서 비치했다.

회원가입 버튼을 클릭하면 구매자용 회원가입 프로세스가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다. 가입부터 약관동의, 정보입력, 가입완료까지 단계의 처음과 끝을 함께 나타내어 이용자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확인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다만 최상단에 지마켓 홈으로 가는 링크, 검색창, 카테고리, 서비스, 로그인, 회원가입 등의 링크가 왜 있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원가입 하러 이 페이지에 들어왔을텐데 계정이 없는 사람에게 로그인 버튼은 왜 주고 검색창은 또 왜 제공할까. 뒤로가기 버튼 클릭으로 지마켓 메인 페이지로 이동하면 다 있는 건데 굳이 이 헤더를 둬야 하는지 의문이다. 미리 말하지만 이 헤더는 회원가입 전 과정에 들어가 있다.

가입하기 버튼 클릭 다음 나오는 단계는 약관 동의다. 필수 동의항목과 선택 동의항목이 모두 ‘동의함’에 자동으로 체크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보통 체크가 되지 않은 건 빈 동그라미로, 체크가 된 걸 동그라미 안 체크 표시가 들어가도록 표현하거나 체크가 되지 않은 걸 무채색, 체크되 걸 파란색으로 표현하는데 특이했다. 소비자에게 선택 동의항목을 생각을 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빈 칸으로 두면 마케팅 관련 수신 거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으로 동의함 세팅을 맞춰 놓으면 법적인 문제가 있는 걸까?

연한 파란색으로 동그라미 안 체크 표시가 되어있는 걸 보고 이미 동의 체크가 되버린 줄 알고 ‘동의하고 회원가입’을 클릭했더니 alert가 떴다. 다 동의하란다. 이 때 알았다. 아, 동의 전이 연한 하늘색이고 동의 후가 진한 파란색이구나.

다음은 회원정보 입력 칸이다. 수집 정보가 되게 적다. 집주소, 집전화번호, 비밀번호 질문, 휴대폰인증, 주민등록번호 입력, 생년월일 입력 등 한국 사이트에 가입하려면 늘상 입력해야 되지만 참 쓸데없는 정보를 다 뺐다. 배송지 관련 정보는 상품주문 시 수집하면 되니까 분리시켰다. 회원가입 정보를 입력하는 페이지에 스크롤이 필요 없는 한국 사이트는 흔하지 않은데, 이베이코리아가 그 어려운 걸 하고 있었다.

입력 오류에 대한 대처는 팝업창을 따로 내지 않고 입력 즉시 정보 가이드를 강조하여 나타내고 있다. 내가 테스트할 때는 아이디를 규칙에 어긋나게 입력했는데 아이디를 제대로 입력하기 전에는 비밀번호, 이름 등 다음 정보를 입력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면 파란색 안내 메세지와 함께 체크 아이콘이 파란색으로 바뀐다.

그럼 가입 끝이다. 가입을 위해 거쳐가는 페이지가 초기접속페이지 포함 6개 밖에 되지 않는다. 각 페이지도 스크롤이 필요 없다. 스티치픽스는 가입하는 데 한 나절이 걸리는데 정반대다. 회원가입이 완료되면 가입된 아이디로 따로 로그인해야하는 불편 없이 자동 로그인된다.


네이버쇼핑

네이버쇼핑의 회원가입 프로세스

  1. 홈페이지 접속
  2. ‘회원가입’ 클릭
  3. 약관동의 체크
  4. 회원정보 입력 - 필수 입력정보: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성별, 생년원일, 휴대폰번호, 휴대폰번호 인증번호
  5. (아마도) 가입완료

네이버쇼핑은 네이버 회원가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네이버 회원가입 기준으로 이야기해보자. 네이버 홈페이지 UI가 아직 공식적으로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뀌기 전 버전을 대상으로 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아이디를 입력하는 창 근처에 조그맣게 회원가입 버튼이 있다. 지마켓에 비하면 회원가입 버튼이 작지만 무의식적으로 네이버는 로그인과 관련된 정보가 오른쪽 중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보니 바로 버튼이 눈에 띄었다.

회원가입을 누르면 약관 동의 창으로 바로 넘어간다. 네이버도 약관 동의가 기본으로 체크되어있지 않고 체크 전에는 회색, 체크 후에는 네이버의 시그니처 컬러인 녹색으로 바뀌었다. 지마켓처럼 전체동의버튼을 가장 위에 두어 약관동의가 귀찮은 이용자들이 클릭 한 번에 이 페이지를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마켓이 회원가입 과정에 홈으로 가는 링크, 검색창, 카테고리, 서비스, 로그인, 회원가입 버튼으로 이탈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네이버는 상단에 네이버 로고에 네이버 홈으로 가는 링크를 걸어 고객의 이탈 확률을 높이고 있다.

대망의 개인정보 입력창. 지마켓과 비슷한 듯 달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회사가 회원가입 화면에서 수집했던 정보인 집주소, 집전화번호, 비밀번호 찾기 질문 같은 건 없었지만 성별과 생년월일, 인증된 휴대폰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게 지마켓과 달랐다. 성별, 생년월일은 개인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고 휴대폰 번호는 왜 인증되어야 하지?

네이버는 검색포털이다. 네이버에서 뭔가를 검색하거나 뉴스를 보는 데 본인인증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성인용 콘텐츠 열람의 경우를 반례로 들 수 있지만 지마켓이 주문할 때 주소를 수집하는 것처럼 콘텐츠 열람을 시도할 때 성인인증을 받게 하면 된다. 네이버 메일을 쓰는 데도 휴대폰번호가 필수적이지 않다. 있다면 주소록 연동, 메일 알림 등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거다.

가입자 본인명의의 휴대폰번호가 반드시 네이버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꼭 있어야 하는 정보일까? 왜? 네이버계정을 1명 당 3개까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개인구별용으로 주민등록번호 대신 휴대폰번호를 입력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확인해봐야 할 사항이다.

정보 입력이 잘못되었을 때 표시하는 경고창은 지마켓처럼 새 팝업창을 띄우지 않고 입력과 동시에 무엇이 오류인 지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해주고 있다. 반면 아이디 오류가 있어도 비밀번호 등 다음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근데 문제가 있다. 처음엔 가상의 이름을 입력하고 전화번호를 아무렇게나 입력하니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해주세요.’라는 경고가 떴다. 그래서 진짜 내 이름, 내 생년월일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버튼을 눌렀는데 역시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하라고 한다. 네?

한참을 생각해보니 내가 이미 네이버 계정을 여러 개 가지고 있어서 이런 오류가 뜰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해주세요’가 아닌 ‘이미 가입되어 있는 전화번호입니다’ 같은 멘트를 날려주면 될텐데. 내가 잘못 입력한 것 같아 번호를 010에서 10으로 바꿔보고 그래도 오류가 뜨니 010을 아예 없애보기도 했다. 생년월일 잘못 썼나 자꾸 다시 확인했다. 이거 때문에 몇 분을 소요하면서 네이버에 대한 불만이 생겼다.

결국 네이버에 가입할 수 없었다. 아쉬웠다. 개인정보 입력창 다음이 무슨 단계였을까. 지마켓은 단계별 프로세스를 안내하여 이용자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줬지만 네이버는 그런 게 없었다.


변화하는 회원가입 정책

이 두 기업의 케이스를 통해 한국도 회원가입 정책이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난 가입을 10년 전 쯤에 해두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 때를 회상하며 한국 사이트는 입력하라는 거 너무 많고 가입할 때도 뭘 자꾸 인증해야 하고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살펴본 지마켓과 네이버는 입력정보를 최소화하고 단계도 간추려 회원가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내 편견을 깼다.

아쉬웠던 점은 두 군데 모두 회원 가입 중 이용자가 회원가입을 멈추고 빠져나갈 여지를 마련해주고 있었다는 것, 꼭 자사에 새로 회원가입하도록 한 것(페이스북, 구글 등의 계정과 연동 불가능)이다. 특히 네이버는 회원가입 중간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했는데 이게 왜 오류인지 명확하게 이용자에게 알려주지 않은 게 불만 요인이 됐다.

회원가입 간소화가 국내외 트렌드가 되나보다. 한편으로는 스티치픽스처럼 개인화를 강조하여 긴 회원가입 정책을 두는 것도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추가정보를 선택하여 입력할 수 있게 하고 입력 고객을 대상으로 보다 정교한 타겟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단, 추가정보는 사이트 접속경로나 결혼기념일 따위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항목으로 구성해야 한다. 평소에 좋아하는 스타일, 자주 구매하는 제품군, 선호 브랜드, 체형, 피부톤 등 반드시 입력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입력하면 그 고객특성에 맞는 제품을 고객 맞춤형 페이지에 노출하면 판매로도 크게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Hy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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