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싫어하는 자와 광고를 해야하는 자

광고를 싫어하는 자와 광고를 해야하는 자

Summary:

저는 광고가 싫었던 걸까요, 광고 때문에 겪어야 했던 불편이 싫었던 걸까요.


광고 싫어요

나는 광고를 싫어한다. 상품 검색 결과에 광고 상품부터 나열되는 게 싫어 무조건 정렬 필터를 바꾼다. 동영상이든 사진이든 글이든 광고 태그가 달려있으면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크롬에 Adblock을 설치하여 광고들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나와 같은 사용자들에게 인터넷 쇼핑은 참 곤욕스러운 일이다. 쇼핑몰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광고 제품이 가장 먼저 노출된다. 인터넷 서핑을 할 때마다 광고 배너가 따라다니면서 상품 구매를 재촉하기도 한다. 배너광고야 애드블록으로 막을 수 있다지만 검색결과는 애드블록이 통하지도 않는다.

후기를 검색하면 ‘000체험단 리뷰’와 같은 광고가 가장 먼저 보이고 광고인지 실사용기인지 불분명한 글들도 많다. 욕을 검색어에 포함시키면 진심을 담은 사용후기가 먼저 검색된다는 꿀팁이 한창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제품과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된 블로그 리뷰, 기본 순서로 지정된 광고 순 리스팅



오픈마켓은 광고회사일까?

올해 초까지만 해도 G마켓을 싫어했다. 광고가 스크롤을 내려도 끝없이 이어지고 어떤 상품을 찾건 내용물이 너무 많으며, 스크롤이 길어 정보 과부하가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G마켓에서 쿠션을 검색하면 구매욕구가 단번에 사라진다. 파워클릭 광고가 최상위에 노출되고 플러스 상품 광고, 스마트배송 광고, 포커스상품 광고, G9 연계 광고, 파워클릭 광고, 스폰서링크 광고, 배너광고가 이어진다. 검색결과 화면을 끝까지 스크롤했을 때 광고가 들어가지 않은 상품이 하나 쯤은 나오길 기대했지만 끝까지 광고였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면 애초에 G마켓에서 쇼핑해서는 안 된다.


G마켓도 광고를 빼면 쾌적하고 신뢰도 높은 쇼핑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섣불리 광고 비중을 줄이기 어렵다. G마켓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가 오픈마켓 업계에서 유일한 적자를 기록하는 비결은 광고와 중개수수료 매출 덕분이기 때문이다.

한 기사에 의하면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의 작년 매출액 8623억 중 광고수익은 3194억원 수준(약 40%)이었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국내 통신판매중개업자 사업자들이 연간 벌어들이는 광고수익이 5000억대에 이르렀다고 한다.


광고 수익만한 게 없다

위메프가 최근 리스팅 광고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고객이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 화면에 광고성 제품을 노출하는 형태다. G마켓처럼 판매 채널을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리스팅 광고는 CPC 방식으로 방문자가 광고를 클릭하면 비용을 청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흥미로운 점은 광고 상품을 검색 결과 상위 화면에 몰아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상단에 광고제품을 쭉 나열하지 않고 일부 판매자의 제품 간격을 띄워 노출하겠다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 3월 엔비스타라는 광고 솔루션 업체와 협약을 맺고 CPC 광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슈퍼클릭이라는 이름으로 키워드 검색 시 최상단 검색결과에 광고 상품을 순차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위메프(왼쪽)와 티몬(오른쪽)의 쿠션 검색 결과. 위메프는 아직 정식으로 리스팅광고를 도입하지 않았다.


고민

여기서 선택해야 할 문제가 있다. 광고를 몰아내야 하는가, 아니면 품어야 하는가.

그동안 나는 소비자이기만 했다가 중개자 입장도 되어보고 오픈마켓 판매자로 물건을 팔아야만 하는 입장에 있기도 했다. 광고를 무진장 싫어했다가 광고를 싫어하는 소비자와 광고를 넣어달라는 판매자 사이에서 플랫폼에 어떻게 광고를 녹여야 최선일까를 고민했다. 반다나를 팔아야 하는데 대형 판매자들 사이에서 소비자의 눈에 띄려면 어떤 키워드를 입찰해야 하나 고심하고 매일 다른 형태의 광고들을 사기도 했다.

결론은 광고는 버려야한다고 계속 주장하기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거다. 광고가 꼭 나쁘기만 하고 지워버려야 할 장애물은 아니였다.


광고는 서비스의 동반자다

많은 사람들은 서비스에 광고가 들어오는 순간 서비스의 정체성을 상실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광고는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게 자연스레 녹아들고 때론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기업을 정의할 때 그들이 무슨 제품을 만들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도 중요한 요소지만, 그 기업의 자금 흐름이 어떠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즉,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가 그 기업의 본질을 나타낸다.

정말 공감했던 아티클의 일부다. 정부환님은 [카카오AI리포트]더욱 똑똑해진 AI 광고 알고리듬, 광고는 서비스의 동반자다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구글도 광고 회사다. 구글의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80%를 훌쩍 넘는다. 구글은 광고를 위해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드로이드 OS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구글 외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들을 광고 회사로 봐도 무관하다. 이게 나쁘기만 한걸까?

사용자들은 광고가 있다고 해서 구글 검색을 저평가하거나 안드로이드를 불매하지 않는다. 구글이 광고회사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어쩌면 G마켓이 비판받는 건 광고 때문에 상품을 잘 찾을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광고 때문에 원래 보려고 했던 콘텐츠를 보기 힘들 때 사용자는 피로감을 느끼고 서비스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며 불만을 얘기한다.


결론

광고 서비스 도입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미 이커머스 업계에서 리스팅 광고는 주요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검색으로 상품을 찾는 소비자 특성이 계속되는 한 광고 수요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검색 결과의 상품 정렬 순위는 방문자수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에 신규 판매자나 실적이 부진한 판매자에겐 사실 선택권이 없다.

이 광고가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게 자연스레 녹아든다면, 오히려 광고 덕분에 소비자가 더 좋은 제품을 찾을 수 있다면, 광고는 더이상 장애물이 아니게 된다. 광고로 인해 검색 서비스의 본질을 해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광고는 숨겨야 할 대상이 아니다.


Hyeyeon

A Blog about E-Commerce and Product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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