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커머스의 현재

큐레이션 커머스의 현재

Summary:

베스트 상품 모음 메뉴는 큐레이션 커머스의 범위에 해당할까요? 개인 맞춤형 상품 제안은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큐레이션이 정말 구매율을 높일까요?


큐레이션을 이야기하지 않는 쇼핑앱이 있을까?

요즘은 큐레이션 서비스 모델이 들어있지 않은 이커머스 서비스를 찾기가 더 힘들다. 티몬의 티비온 라이브, 마켓컬리의 테마쇼핑, 지구의 트렌드메이커, 11번가의 쇼킹딜, 롯데홈쇼핑의 쇼룸 등이 대표적이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박물관이나 전시회의 큐레이팅(Curating)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큐레이팅은 흩어져 있는 모든 데이터 중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의미있게 배열하고, 배열한 것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무엇인가를 의미 있는 것으로 묶는 과정이 큐레이팅이다.

특정 주제나 스토리라인을 따라 그림, 사진 등의 작품이 알맞게 배열되어 있어 방문객이 전시공간을 다 돌고 나면 어떠한 메세지를 얻게 된다.

큐레이팅이 쇼핑몰과 결합한 것이 큐레이션 커머스다. 수많은 상품들 속에서 특정 주제, 기준에 따라 상품을 선별하여 소개함으로써 개인 취향이나 소비습관에 따라 흥미로운 제품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큐레이션을 이용하면 고객이 직접 검색하거나 각 카테고리로 들어가야 하는 불편을 해소시킬 수 있다. 쇼핑이 보다 편리하고 쉬워진 덕분에 매출이나 유입율이 증가했다는 기사도 심심치않게 등장한 바 있다.


큐레이션 커머스가 인기있는 이유

큐레이션 커머스가 주목받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선택 과부하. 선택의 폭이 너무 넓다.
  2. 무엇을 사야 할 지 전문가의 조언을 얻고 싶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도대체 뭘 사야 하지?’ 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의 장점이자 단점은 상품이 많다는 것이다. 상품이 아주 많아서 선택권이 넓어져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한가 하면, 상품이 너무 많아서 뭘 선택해야 할 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쇼핑하는 행위 그 자체에서 가치를 느끼는 소비자에겐 동일 키워드로 묶인 수백개의 상품을 일일이 살펴보고 비교해보는 것 자체로 뿌듯함을 얻겠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도 많다. 자신이 말하는 키워드에 가장 적합한 상품 몇 가지만 보고 탐색을 끝내고 싶은, 쇼핑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고객들 말이다. 이들에게 특히 필요한 것이 큐레이션 커머스다.


큐레이션의 형태

현재 국내 큐레이션 커머스는 좋은 가격 조건에 판매 중인, 많은 고객이 좋아한 상품들을 모아 소개하는 형태가 지배적이다. 예를 들면 티몬의 꿀딜, 11번가의 쇼킹딜, G마켓의 슈퍼딜과 같은 딜 상품이나 롯데닷컴의 시즌 추천 카테고리, 올리브영의 트렌드 큐레이션 등 시기에 맞는 상품 모음이 있다. 이마트몰의 오늘은 e-요리, 마켓컬리의 레시피처럼 ‘오늘 뭐 먹지?’에 대한 대답이 될 만한 요리 기반 상품 추천도 활발하다.

다만 부족한 부분은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이다. 개인화 큐레이션에 대해 대부분 이커머스 앱은 사용자가 최근에 패딩을 많이 검색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패딩 위주의 리스팅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사용자가 앱에 재접속하는 목적이 지난 번에 패딩을 구매하지 못해 패딩을 다시 찾기 위해서일수도 있지만, 이미 다른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 패딩을 구매한 뒤 해당 앱에 재접속한 것일 수도 있다. 전자라면 패딩을 보여주는 것이 옳지만 후자의 경우 홈화면이 온통 패딩으로 도배되어 있다면 사용자에게 공간 낭비일 뿐이다.

상품 조회기록과 구매내역, 인기상품이 적절하게 조화될 수는 없을까? 어떤 공간에,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식으로 상품을 노출해야 마침 고객이 원하던 상품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까? 왓챠, 넷플릭스, 스티치픽스처럼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적절한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앱을 소개한다.


스타벅스의 큐레이션

오픈마켓, 종합쇼핑몰과 같은 이커머스 그룹에 속한다고 말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성공적인 큐레이션 모델을 정착해나가고 있는 앱이 스타벅스(iOS, Android)다. 스타벅스 앱의 콘텐츠가 커피일 뿐, 이커머스의 콘텐츠인 ‘상품’과 연관시켜 생각해볼 점이 꽤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고객 개개인을 이해하는 앱으로 거듭났다. 업데이트 전에도 프랜차이즈 카페 앱 중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스타벅스였지만 이지 오더(Easy Order),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스타벅스 앱에 접속하여 사이렌 오더 홈에 들어가면 ‘최근 당신의 일상을 함께 한 메뉴’가 눈에 띈다. 사이렌오더 홈에서 전체 메뉴를 보여줬던 기존과 달리 이제는 사이렌오더 홈에서부터 자신의 주문 특성을 확인하고 바로 재주문할 수 있다.

그 아래는 시간대별로 스타벅스가 추천하는 음료, 메뉴를 큐레이션하여 전체 메뉴를 일일이 탐색할 필요 없이 쉬운 주문이 가능해졌다. 최근 구매내역과 자주 구매한 상품 정보, 다른 고객에게 인기있는 상품 정보가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다. 과거 구매내역에만 의존한 것도 아닌, 베스트 셀러 제품만 강조하는 것도 아닌 그 중간을 표현하기 위한 고민이 잘 담겨있는 화면이다.


사이렌오더 내부에서도 큐레이션이 이어진다. 주문할 음료를 선택하여 화면 상세에 들어가면 선택한 음료와 비슷한 다른 메뉴를 추천해준다. 현재는 음료 메뉴에선 다른 음료 메뉴를 추천해주고 푸드 메뉴에선 다른 푸드 메뉴를 추천해주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다음 업데이트에서 상세 보기를 클릭했을 때 나오는 ‘함께 하면 좋을 메뉴’를 밖으로 꺼내어 음료와 푸드를 함께 탐색할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떨까 싶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러 들어온 고객이 토피넛 크런치라떼로 음료를 변경하는 것’보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러 들어온 고객이 스콘을 같이 주문하는 것’이 더욱 사용자에게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인 것 같다.



이번 버전에 새로 추가된 이지 오더는 사이렌 오더에서의 경험보다 한 단계 더 축소된 주문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주문한 목록과 자신이 커스터마이즈한 메뉴를 첫 화면에서 보여주고 그 메뉴를 클릭했을 때 화면 상세로의 이동 없이 바로 주문화면으로 넘어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퍼스널 옵션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항상 시키던 음료가 있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결론

스타벅스는 고객을 이해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나가기 위한 방식 중 하나로 큐레이션을 택했다. 다수의 사용자에게 인기있는 콘텐츠(음료, 푸드)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 유의미한 콘텐츠를 끄집어내어 사용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큐레이션 커머스의 목적지는 비슷한 상품들 속에서 특정 고객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찾아주고 그와 관련된 스토리를 담는 형태 언저리가 될 것 같다. 지금은 베스트 상품 모음, 겨울 시즌에 어울리는 상품 모음 등이 지배적이고 개인 맞춤형이 초기 단계에 있지만 현재 여러 기업들이 고민하고 개선해나가는 만큼 앞으로 정교한 큐레이션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거나, 전문적이거나, 공감가는 콘텐츠들로 고객을 끌어당기고 오래 머물기 좋은 커머스, 나를 더 잘 아는 커머스로 유대감을 쌓아가기까지 과정이 가지각색일 것 같기도 하다. 일부는 동영상, 카드뉴스 등의 큐레이션 콘텐츠 생산과 더불어 커머스 밖 플랫폼으로의 공유도 활발해질 것이다.

다만 지금부터 너무 먼 미래를 바라보지 않고 현재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차근차근 개선해나가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스타벅스의 개선이 쪼개보면 엄청난 기술력이 들어간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생각보다 기본적인 고객데이터를 가지고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하다.


Hy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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