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면 성공할 수 있을까?

온라인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면 성공할 수 있을까?

Summary:

온라인에서 전자기기를 사기 위한 여정입니다.


전자기기를 온라인에서 잘 살 수 있을까?

어느새부턴가 식품, 생활용품, 의류, 인테리어 소품, 가구류 등을 거리낌없이 온라인에서 구입했다. 인터넷에서도 파는데 굳이 직접 매장에까지 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집에 있는 물건들을 쓱 훑어봤는데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산 물건이 냉장고 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 되나 싶어서 다시 봤는데도 정말 냉장고만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하고 따로 배송받은 제품이었다.

단, 온라인으로 뭐든 해결하려는 내게도 예외가 하나 있었다. 전자기기다. 누군가가 사용하는 것을 직접 보지 않은 낯선 전자기기를 덜컥 인터넷으로 사는 것만큼은 큰 과제였다. 내 눈으로 보고 만지고 체험해보지 않고서 오직 인터넷을 통해 접한 정보만으로 전자제품을 구매한 적이 없다.


전자기기를 온라인 환경 안에서 사기 어려웠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첫째, 도통 감이 잘 오지 않는 단위들 투성인 스펙을 읽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둘째, 가격이 대체로 비싸서 실패하고 싶지 않다.

셋째, 전자제품은 한 번 사면 오래쓰니까 제대로 된 걸 사고 싶다.

세상이 바뀌어서 온라인으로 뭐든 살 수 있다는데 ‘살 수 있는 것’ 말고, ‘사기 편한지’ 확인해보고 싶다. 온라인에서, 이왕이면 모바일 환경에서 전자기기를 사는 게 얼마나 편리해졌을까? 내가 생각하는 용도, 환경에 맞는 제품을 잘 찾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제품을 성공적으로 구매하기 위한 여정을 따라가보려 한다.


위시리스트: 블루투스 스피커

몇 달 전부터 블루투스 스피커가 사고 싶었다. 살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기능을 수행하는 스피커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왕 사는거 요즘 핫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살까 싶다가도 카카오 미니는 예약판매를 놓쳤고 네이버 웨이브는 V-LIVE 방송에서 봤는데 말을 너무 알아듣지 못하길래 사고 싶지 않았다. SKT 누구는 말은 잘 알아듣는데 이상하게 끌리지 않아서 사지 않았다.

내가 사고 싶은 스피커


이 중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은 세 가지다.

보통 소비자의 요구사항 답게 참 애매하다. 모순된 부분도 있다. 이렇게 어중간한 조건을 가지고 모바일 쇼핑을 하면 어떤 경험을 얻게 될까? 쇼핑 플랫폼 별로 전자제품을 검색/탐색해봤다.

쇼핑 원칙

사용자가 ‘모바일 이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알아가고 구매 결정하기까지의 여정‘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한 프로젝트이기에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1. 오프라인 매장을 기웃거리지 않는다.
  2. PC 웹, 모바일웹보다 모바일앱을 최대한 활용한다.
  3. 브랜드 제공 콘텐츠, 플랫폼이 가공한 콘텐츠, 소비자의 구매후기에 의존한다.
  4. 각 쇼핑 플랫폼 외의 SNS, 커뮤니티에서 얻은 정보는 배제한다.
  5. 플랫폼 자체에서 정보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본다.

네이버쇼핑

먼저 네이버쇼핑에 접속해봤다. 네이버가 상품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에서였다. 네이버앱의 쇼핑 홈에 접속해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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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 화면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제부터 수많은 검색결과 중 상품군을 좁혀 나가야 하는데 파인더, 정렬옵션에 내가 생각했던 조건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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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결과 파인더의 각 항목을 펼쳐보면 이렇다. 브랜드, 정격 출력, 가격, 혜택, … 순서로 파인더를 보여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가 고려하고 있는 조건을 잘 반영할 수 있는 파인더 항목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음질과 음량, 크기, 무게, 유무선 지원 여부 등의 필터가 없어 검색 결과를 좁힐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정격 출력이라는 필터가 생소했다. 네이버는 정격 출력이 몇 W 범위여야 하는지 사용자들이 알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물음표 표시를 달아 부연설명을 해줬어도 좋았을 것 같다. 위에 내가 궁금했던 항목들을 나타내는 기준이 정격 출력일 것 같기도 했지만 정량적인 기준을 잘 몰라 그대로 뒀다.

정렬 옵션 중 ‘상품평 많은순’은 마음에 든다. 네이버 랭킹순은 광고순일 것 같고 상품평 많은순은 인기 많은 순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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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평 많은순으로 재정렬했다. 그 결과 정렬이 바뀌었지만 블루투스 마이크..? 마이크?!가 첫번째로 랭크되었다. 당황했지만 아쉬운대로 스크롤을 쭉 내려봤다. 평점이 좋고 스피커가 빵빵하다는 상품평이 눈에 띄는 제품을 선택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이 상품이 내가 생각했던 조건에 맞는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는 ‘쇼핑컨텐츠’, ‘쇼핑몰리뷰’, ‘제품정보’였다. 그 중 블로그 리뷰들을 모아놓은 ‘쇼핑컨텐츠’와 여러 네이버쇼핑 제휴 사이트에 있는 상품평을 모아놓은 ‘쇼핑몰리뷰’가 유용했다.

네이버쇼핑 경험 요약


티몬

티몬에서도 ‘블루투스 스피커’를 검색해봤다. 네이버와 달리 좋았던 점은 검색결과 첫 화면에 ‘블루투스 스피커 모음전’으로 상품들을 한 곳에 모아줬다는 것. 어떤 기준으로 묶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모아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피로도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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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스피커 모음전’을 선택하여 상세페이지로 접속하니 가격과 배송정보, 대표 상품후기가 눈에 띄었다. 옵션 이미지를 눌러 각 상품의 상세설명을 볼 수 있었는데 첫인상을 제품 사진과 가격으로만 판단할 수 있어 아쉬웠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내가 원하는 스피커는 없을 거라 짐작했지만 몇 개 상품을 터치하여 상세 설명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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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설명은 판매자가 제작한 콘텐츠이고 결국 다 좋다는 말로밖에 보이지 않아 판단이 어려웠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제품 간 비교가 어려웠다. 상품평은 옵션별로 분류되지 않아 상품 평점 평균의 의미가 없었고,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상품의 후기를 모아볼 수 없다는 점도 불편했다.

티몬 경험 요약


G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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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많다. 너무 많다. 네이버쇼핑, 티몬보다 나은 점을 찾지 못했다.

G마켓 경험 요약


하이마트

하이마트는 전자제품 판매에 특화된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의 상품 검색 편의를 위한 서비스 몇 가지를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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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파인더 항목이 많았다. 기능, 출력 정도, 인터페이스 등 항목은 네이버 등 여타 쇼핑몰에서 볼 수 없었던 요소였다. 그렇다고 해서 파인더를 잘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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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는 최대 두 가지 상품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었다. 크기&무게, 생활방수 유무 등 각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상품비교 화면 안에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 흠이지만 가격이나 간략 설명 정도의 내용은 상품 비교에서 비교가 가능했다.

하이마트 경험 요약


다나와

마찬가지로 다나와 앱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검색했는데 검색결과가 100,876개가 나왔다. 연관검색어를 통해 다른 사용자들이 블루투스 스피커와 관련하여 어떤 검색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연관검색어를 보고 JBL, 소니, 브리츠 스피커가 인기가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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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결과에서 드러나는 또 하나의 특장점은 상품 정보 미리보기다. 각 상품 리스트마다 간단한 스펙을 미리 볼 수 있게 했고 일부 상품은 ‘20만원대 제품보다 월등한 성능!’ 등의 카피를 넣어 이목을 끌었다. 하이마트처럼 2개 상품을 직접비교할 수 없지만 이렇게 스펙을 미리볼 수 있으면 비교하기 화면을 따로 두지 않아도 간단한 비교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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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을 통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았을 때와 카테고리를 통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았을 때의 경험이 다르기도 했다. 카테고리를 통해 접속했을 때 페어링 수, 사운드출력, 부가기능 등의 파인더 항목을 제공하여 사용자를 배려했다.

네이버도 비슷한 파인더를 제공하지만 다나와의 파인더는 정량적 항목의 경우 전체 분포를 알 수 있다는 점, 정성적 항목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네이버보다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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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페이지 또한 앞서 살펴봤던 4개 사이트보다 보기 편했다. 다나와는 가격, 스펙 정보, 상품평과 같은 요약 정보와 함께 상품 상세정보를 세 가지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상품평 수, 상품평 주제별 분류 기능은 네이버보다 부족하지만 이 정도 상품평이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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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상세정보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구조, PC용 제조사가 제공한 사진 그대로의 정보, 다나와의 CM이 제작한 정보 등 3가지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인상깊었던 게 ‘내장 마이크를 통한 통화 지원’, ‘음성도우미(Siri 또는 구글나우 활성화)’ 정보 부분이다. 다른 플랫폼에선 쉽게 보이지 않았던 정보였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시리랑 얘기할 수 있으면 굳이 카카오미니나 웨이브를 살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 또 생각하지 못했던 마이크 기능도 마음에 들었고, 구매후기에서 음질과 휴대성이 훌륭하다는 정보도 얻었다. 가격도 적당하다.

다나와 경험 요약


예상과 다르다

네이버쇼핑이 제일 편할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고 시작한 쇼핑이었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왕인 건 누구나 알고 있다. 블로그&카페 후기 데이터, 오픈마켓 가격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기술이 개인 맞춤 추천을 잘 한다는 기사도 여러번 접했다. 그래서 당연히 네이버가 최고의 쇼핑 경험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다나와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 찾기가 제일 편했다. 다나와 이후에도 몇 개 사이트를 더 돌아봤지만 먼저 살펴본 5개 플랫폼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없었다. 다나와를 처음에 썼더라면 조금 버벅였을 순 있어도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욕심을 더 부리자면

다나와든 네이버쇼핑이든 한 곳에서 만족할 만한 정보를 얻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쇼핑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전자제품 온라인쇼핑이 불편한 이유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사이트에 검색하고 때때로 낯선 용어의 뜻을 찾아봐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디지털, 가전 카테고리는 백화점이나 하이마트에 한 번 갔다오는 게 속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

전자제품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편하기 위해선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다나와에서의 경험이 가장 좋았더라도 역시 부족한 점들이 있다. 꼭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지 않더라도 만족하는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없을까?

관찰 결과 매장에서 고객은 직원에게 요구사항을 말한 뒤 직원의 추천 상품을 믿고 산다. 이 경험을 온라인에, 모바일에 더욱 잘 녹이는 방법을 찾아내고 싶다. 오프라인에서처럼 온라인에서 제품 구매에 확신이 들게 만드는 설계가 무엇일지 더 고민해봐야겠다.


(덧) 카카오미니 재판매(카카오미니, 28일 재판매…1차 때와 동일조건)

이와중에 뜬 기사! 어쩜 타이밍이 이리 잘 맞을까. 이것 저것 재지 말고 카카오미니를 사버릴까 싶기도 하다. 이번엔 멜론 6개월 이용권을 할인해준다고 한다.


Hy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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