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를 블루투스 스피커 탐색에 써먹어보자

통계를 블루투스 스피커 탐색에 써먹어보자

Summary:

플랫폼이 상품 스펙을 보여주는 방식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합니다.


이 정도면 좋은 걸까? 저게 나을까?

전자기기 온라인 쇼핑은 고되다. 지난 번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아 여러 쇼핑몰을 찾아 헤멨을 때도 그랬다. 잘 와닿지 않는 사양(스펙) 용어가 제품을 판단하기 어렵게하고, 유사 상품과의 차이점 비교 또한 쉽지 않았다.

이러한 탓에 나는 결국 스펙을 풀어 설명한 테크 블로그나 구매후기를 하나씩 읽어보며 전자기기의 특성을 짐작하곤 했다. JBL FLIP 4가 내가 원하는 그 스피커가 맞는지, 보스 사운드링크 2가 좋다는데 다른 상품보다 뭐가 나은 건지 쇼핑몰의 상세 설명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우리는 블루투스 스피커라는 구매 대상군을 선정한 뒤 검색을 통해 후보 상품을 압축한다. 상품의 객관적 정보(상품 상세)와 주관적 정보(구매후기)를 탐색 및 비교한 뒤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한다.


결정장애의 시점

전자기기 온라인 구매의 결정장애가 바로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제품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품 상세와 구매 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여기서 정보를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브랜드 또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는 활용도가 낮고 후기나 블로그는 고객의 언어로 제품을 설명해서 이해하기 쉽지만 그걸 언제 다 일일이 보고 있나 싶다.

이렇듯 여러 페이지를 오가다 보면 한 눈에 제품의 장단점 파악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제품 간 상세 비교, 나아가 구매 결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지금 있는 것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요즘 핫한 인공지능이니 기계학습이니 하는 걸로 ‘사용자가 원하는 바로 그 제품을 맞춤 추천해준다!’면 좋겠지만 이건 꿈나라 얘기다. 스티치픽스가 고객 맞춤 의류 성공 사례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들은 고객에게 끊임없이 시간을 들여 직접 물어보고 대답을 듣는 과정을 반복한 뒤 추천을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 주요 커머스 중에 스티치픽스처럼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는 서비스가 몇이나 될까?

‘맞춤’은 굉장히 위험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맞춤이라는 두 글자 안에 얼마나 많은 케이스가 들어있는지 감히 셀 수도 없을 뿐더러, 너나할 것 없이 ‘고객 맞춤’, ‘큐레이션’을 내걸지만 최근 본 상품을 또 보여주거나 성별, 나이대가 많이 구매한 상품을 먼저 보여주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가진 걸로, 지금 써먹을 수 있는 것으로 개선할 수는 없을까? 최적 상품을 추천해주지 못하더라도 상품 선택은 고객의 몫으로 돌리고 이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어떤 게 좋은지 짐작할 수 있게 돕는 정도는 불가능할까?


현 상황

목표는 전자기기를 온라인에서 성공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당장 내게 인공지능 기술이 없고 기술을 도입해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 제약 상황이다. 내가 가진 건 학부 수준의 확률과 통계 지식 뿐이다.

지난 번 블루투스를 찾아 돌아다닐 때 문득, 확률을 가르치셨던 교수님의 말씀이 스쳤다. 한 수업에서 교수님은 실험 결과 한 부품의 수명이 3년일 때 그 자체로는 유추할 수 있는 게 적지만 그래프를 그리면 3년이라는 수치가 큰 건지 작은 건지, 평균과는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아웃라이어는 아닌지, 실험을 반복함에 따라 수명이 변화하는지 등을 알아채기 쉽다고 했다. 또 이게 차후 예측의 기반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이것을 전자기기 구매 여정에 녹이면 어떨까?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데이터 - 정보 - 지식

교수님께선 강의 첫 날에 데이터, 정보, 지식을 칠판에 쓰시고는 이 셋의 관계를 설명해주셨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부분이 데이터에서 정보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정제되지 않은 숫자 혹은 문자 그대로의 자료를 가공시켜 정보를 만들면 의미가 생긴다.

데이터의 분포를 보여주면 의미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분포를 나타내는 건 곧 테이블 형태의 데이터 구조에서 그래프로 시각화한다는 뜻인데 숫자만 보여줄 때보다 그래프를 보여주면 데이터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전자기기 탐색 과정에 적용된 시각화

‘간단한 시각화 작업만이라도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내기에 충분하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래프를 통한 시각화는 데이터를 비교할 때, 변화를 알고 싶을 때, 상관관계를 파악할 때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해준다.

이 중 주목하고 싶은 게 비교다. 디지털/가전 카테고리는 비교를 많이 하는 상품군들이 밀집해있기 때문에 비교에 최적화된 경험을 주는 기획이 필요하다. 자신이 보고 있는 상품이 동일 카테고리 다른 제품들에 비해 어떤지, 비슷한 2개 제품 중 어떤 제품이 우위에 있는지 한 눈에 견주어볼 수 있도록 요소를 같은 공간에 펼쳐 놓는 것이다.


데이터만 보여줬을 때와 데이터를 가공했을 때의 차이

저번에 헷갈렸던 문제의 정격출력을 예로 들어보자. 정격출력이 16W다. 이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큰 소리일까? 작은 소리일까? 16W 정도면 적당한 건가? 테크 지식이 있지 않은 이상 판단하기 어렵다.

반면 분포를 알면 ‘비교’할 수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 상품군의 정격 출력은 2W부터 80W까지 분포하고 있다. 쇼핑몰에서 ‘정격출력 16W는 평균 이상의 출력량으로 음질이 좋은 편에 속하고 함께 찾아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출력량이 4W 정도 떨어진다’는 정보를 제시하면 사용자는 4W가 무시할 만한 수치인지, 더 높은 출력을 내는 상품을 찾아갈 지 판단할 수 있다.


점원의 목소리가 아닌 데이터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

분포를 시각화하는 것보다 매장 직원처럼 고객에게 익숙한 말로 풀어 설명하면 좀 더 직관적이지 않을까? 맞다. 그러나 여기서 놓친 것은 사람마다 기기를 판단할 때 제각기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나한테 좋은 음질이 옆 사람에겐 거슬리는 음질일 수 있다. 더 극단적인 예로 통장에 1억이 있는 사람이 느끼는 5만원과 통장에 10만원이 있는 사람이 느끼는 5만원의 가치는 다르다.

매장 직원이 고객에게 말로 풀어 설명하면 전달력이 강하지만 주관적 견해가 담겨 고객이 다르게 받아들이고 오해할 수 있다. 동일 수치임에도 사람에 따라 특정 수치에 대한 효용 또는 가치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개선책이 공동의 기준(척도)이다. 객관적인 척도는 주관적인 가치 개념을 대신하고 눈으로 볼 수 있게 속성을 규정할 수 있다. 정격출력, 무게, 배터리 용량 등이 바로 그것이다.

단, 척도로 상품을 설명하면 객관적인 대신 고객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보완책으로 시각화를 적용해서 의미를 전달하고 제품 판단이 쉽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블루투스 스피커(왼쪽) 설명 개선안과 청소기(오른쪽)로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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